여름이 왔다. 무덥고 입맛이 없는 이 여름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엄청 싸고 완전 맛있는 냉면집이 드디어 용인에 상륙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용인시내 제일은행 건너편, 보석사우나 앞에 있는 ‘영천 칡냉면 집’을 찾았다. 과연 듣던대로 맛과 가격과 양 모든 면에서 만족할만한 집이었다.
우선 가격을 보니 냉면 한 그릇의 값이 3천원이다. 보통 시중에서 파는 가격의 절반이다. 그렇다고 양이 적은가? 아니다. 인심 좋아 보이는 사장(김찬용 ‧ 47)의 얼굴마냥 한 그릇 가득이다. 그렇다면 맛은? 맛까지 끝내준다.
영천 칡냉면이라고 해서 경상도 영천과 관련이 있나 했더니 그건 아니고 체인점의 원래 상호가 그렇단다. 김사장은 지난 5월에 이 식당을 오픈하면서 나름의 경영철학으로 ‘맛있는 것을 저렴하게 서민에게 공급하자’는 것으로 택했다고 한다.
냉면하면 우리는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을 떠올린다. 평양냉면은 메밀로 만든 것이며, 함흥냉면은 감자의 전분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북한에서 탄생한 것들이다. 그래서 우리 남한의 냉면으로 개발된 것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영천 칡냉면이라고 한다.
칡은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 많이 서식하는 식물의 구근으로 예부터 한의학에서 주요 약재로 이용되어 왔다. 특히 소화와 숙취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술을 잔뜩 먹은 다음 날 칡즙 한 잔을 마시면 빨갛게 충혈되었던 눈이 금방 희고 맑게 변한다.
이 집의 주 메뉴는 냉면이지만 고기도 싼 값에 먹을 수 있다. 솔잎 향기가 그윽한 소왕갈비가 냉면이나 밥을 포함해서 1인분에 1만3천원이다. 이밖에 돼지갈비(국내산)가 8천원이고, 돼지왕갈비(국내산) 9천원, 생삼겹살(국내산) 8천원, 불고기(미국산) 7천원, 갈비탕(뉴질랜드산) 5천원, 뚝불고기(미국산)는 5천원이다.
이제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는 손님들이 미어 터진다. 장날 같은 때는 한참을 기다려야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맛있는데다 값이 싼데다가 양까지 후하니 그러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집 덕분에 용인지역의 냉면가격에 혁명이 일어났다. 이 집에서 가까운 식당에서부터 차례로 냉면값을 내린 것이다. 용인사람들 냉면복이 터졌다. 올 여름에는 냉면으로 포식할 수 있을<?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xml: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것같다.
이 집의 주소는 처인구 김량장동 254-230번지이고, 대표전화는 031) 334-3777이다. 정문에는 사장의 고향친구인 송담대 박용주 교수가 그린 칡그림이 손님들을 맞아주고 있다.
글 : 조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