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정은 조선후기 회화를 주도했던 대표적인 문인화가 중 한 사람이다.
조선시대 산수화의 대가들을 일컽는 삼재(三齋)는 공재 윤두서,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등, 문인화가 중 한사람인 심사정의 묘를 찿아 보고 그의 작품과 생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심사정은 일생을 그림에 몰두하였던 만큼 많은 작품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산수(山水), 화조(花鳥), 신선(神仙)등 여러 종류의 그림을 두루 그렸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초기에 진경산수화의 시조인 정선(鄭敾:1676~1759)에게서 배웠다고 하나 정선과는 다른 화풍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며, 뒤에 중국 남화(南畵)와 북화(北畵)를 자습 새로운 화풍을 이루고 김홍도(金弘道)와 함께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화가가 되었다.
-예술가 집안의 내력-
현재 심사정(1707~1769)은 죽창 심정주와 어머니 하동정씨 사이의 2남1녀중 둘째로 태어 났다. 어려서 이름은 이숙(頤叔)이라 했고, 호는 현재(玄齋)로 본관은 청송(靑松)이다. 그는 1769년까지 63세의 일생을 살았는데, 배천조씨와 결혼했으나 자식을 낳지 못하여 사촌인 심사문(沈師文)의 둘째 아들 심욱진(沈郁鎭)을 양자로 받아 들여 대를 이었다.
심사정의 집안는 인조반정(仁祖反正)의 일등공신으로 영의정을 지낸 심지원을 증조부로, 부사를 지낸 심익창을 조부로 번창하였던 가문이었다. 조부 익창이 1699년 기묘사화(己卯士禍)로 인하여 곽산(郭山)으로 귀양을 가게 되어 하루 아침에 퇴락하게 되었다.
이어 10년후 연잉군(延仍君:英祖)왕세자 시해 미수 사건에 할아버지 익창이 소론(少論) 김일경과 연루되어 영조의 즉위년인 1725년에 극형에 처해지게 된다. 그때 심사정의 나이는 18세였다.
이어지는 정변과 영조 즉위초 혼란스러운 정치상황으로 인하여 심사정 집안은 더욱 쇠락의 길로 접어 들어 힘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그림을 팔아가며 생을 연명했지만, 후원자는 고사하고 어느 선비건 그의 그림에 시 한 수 지어 붙이는 일거리 조차 없이 철저히 외면 당하는 불우한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된다.
심사정은 선천적으로 다른 문인화가들에서 찿아 볼수 없는 예술가적 자질이 뛰어났다.
부친 심정주는 당대에 이름난 선비화가로서 특히 ‘포도 그림’에 일가를 이루었으며, 외조부인 장인 정유점(鄭維漸)과 그의 형제 유승, 유복도 그림에 능하였고, 이들의 아버지, 즉 심사정의 외증조부인 육오당 정경흠(六吾堂, 鄭慶欽)역시 당대에 화명을 날렸고, 육오당의 딸은 권육(權堉)의 아내로서 당대의 여류화가였다. 또한, 권육의 손자 권경(權儆) 또한 ‘포도그림’으로 유명하였다.
-심사정의 작품과 일생-
현재가 스승인 겸재 정선의 화풍을 닮지 않은 것은 그의 불우한 일생에 의한 “애수의 시정(哀愁의 詩情)”때문이라고 했으며, “겸재 정선의 필법(筆法)은 우위 있고, 진경산수(眞景山水)로서는 현재 심사정의 묵법(墨法)이 우위를 점한다”라고 전한다.
현재 심사정은 1748년 처음이자 마지막 벼슬인 어진(御眞) 개모(改摸)를 위한 ‘어진모사 중수도감’에 “감동(監董)”으로 참여하게 된다. 허지만 한달 후 사직(司直)이던 원경하의 상소로 파출되고 만다.
현재의 작품은 산수화보다 화조나 초충도의 명성이 더 높았다. 그는 꿩이나 매의 그림을 즐겨 그렸으며 작품마다 애수와 고독의 그림자가 짙게 묻어난다.
현재 심사정이 죽고난 이듬해 1770년 심익운(1734~?)이 쓴 현재거사묘지명[玄齋居士墓誌銘]에 의하면, “어려서부터 늙을 때까지 50년 동안 걱정으로 지내며 낙이라곤 없는 나날을 보냈다. 그 가운데서도 하루도 붓을 쥐지 않는 날이 없었다.”라고 했으며, 생전에 고단한 삶을 살았던 현재에게 그림만이 출구였고, 희망이었다, 지긋지긋한 천형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이 그림이었던 것이다.
1769년 5월15일 심사정이 생을 마치자, 파주의 분수원에 장례를 지냈던 것을 1978년 경기도 용인 이동면 서리 공원묘지 맞은 편에 부친 심정주와 함께 이장되었다.
이동면 서리 공원묘지 맞은편(청송심공사정지묘, 배유인백천조시부좌) 모습
※ 작품해설은 국립박물관을 비롯한 사설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 여기서는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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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혜영